또다시 탈출을 꿈꾸는 남자의 이야기.
남편 따라 함께 방황해버린 여자의 이야기.
부모 따라 엉겁결에 집 떠난 아이들의 이야기
<책 속에서>
"아쉬워서 조금만 지웠네
그 위에 덧그림을 그렸더니
그림은 더 이상해지고 말았네
난 이 그림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오히려
마치 당신들이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이라도 그린 양
떠벌이고 다녔네
하지만 혼자의 시간으로 돌아와
그림을 들여다 보면
나 역시도 이해할 수 없어 비참할 뿐이었네
그리다 만 그림
혹은 아직 그려본 적이 없었던 그림"
"좀 재수없게 들리겠지만 난 뭐든 술술 잘 풀리는 놈이다.
너와 함께하게 된 것도 그중 하나야"
"여행의 목적은 최고의 여행지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에서 최고의 여행을 경험하는 것
그것은 아마도 마음가짐의 문제
여행자의 눈을 가지면 반복된 일상 속에서도
매 순간 여행의 순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소함 속에서도 끊임없는 감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오래전 여행에서 느끼고 다짐했던 여행자의 자세를
난 이 길 위에서 다시 떠올리고 간직해야 할 것이다."
"우리를 지금 여기 멈추어 있게 하는 것은
단 1%의 위험과 99%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이 99%의 막연한 두려움이란 놈을
‘실재하는 위협’으로 받아들인다면
세상은 온통 위험으로 가득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1%의 위험을
차라리 받아들이기로 마음먹는다면
그렇게 함으로써 나머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면
우리에겐 99%의 활보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여행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 중 한 가지가 낭만일 것이다
낭만이 없는 여행이란
추위와 배고픔뿐일지도 모르니까"
"지금은 새벽 4시 40분. 우리는 예정에도 없던 코모도로리바다비아에 와있다. 설마설마했지만 우수아이아로 가기 위한 우리의 세 번째 비행기도 결국 캔슬이 되었고, 우리는 울며 겨자 먹기로 같은 날 출발하는 코모도로리바다비아행 비행기를 타고 우선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뭐 이래저래 계산적으로 생각하면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항공사 직원의 말마따나 “Anyway you are losing money (어찌 되었든 넌 돈을 잃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다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번잡한 시내로 돌아가기보다 그냥 변화를 택하였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자정을 넘어 마침내 하늘을 날기 시작한 비행기 안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 지옥같이 느껴진다면 그건 아마도 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명심해라. 천국의 꿈이 지옥을 만든다."
"이른 새벽 산길을 걷다 만난 야생 푸마
난 숨소리를 멈추고 그대로 수풀 뒤에 숨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두려웠지만
야생 푸마를 내 눈앞에서 보고 있다는 것이 너무 경이로웠다
어쨌든 살아 돌아왔으니 아름다운 순간이었던 걸로"
때가 되면 떠나고 싶은 아빠, 어디든 정착하고 싶어하는 엄마.
이들은 2018년 아이 둘과 함께 뉴질랜드, 뉴칼레도니아, 호주, 아르헨티나, 칠레, 멕시코, 미국을 여행했다.
당시 4살, 6살이었던 아이들(이솔, 이건욱)은 현재 각각 초등학교 1학년, 3학년이 되었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당시 서울에서 근무하던 직장을 그만 두었던 저자 이상민은 현재 부산에 거주하며 독일계 벤처캐피탈 AM Ventures에 재직 중이다.또 한 명의 저자 정예원은 출판사 ‘생각을나누다’를 운영하고 있다.